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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Lab] 벤투는 다 계획이 있었다?… ‘황의조규성’ 투톱이 거둔 절반의 성공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도드라지곤 한다. 빼어나게 빛나는 선수가 나타날 때도, 언더독 팀이 '파죽지세'가 될 때도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와 합작해 이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레븐(11)과 트웰브(12)가 만난 ‘11.5Lab(Laboratory)’이다. 팀트웰브 김동현 팀장(kimdh@team12.co.kr)과 임기환 기자가 함께 썼다. <편집자 주>





이제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역사는 대한민국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레바논과 시리아를 원정에서 나란히 격파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전 최종예선을 돌이켜보면 그 과정이 매번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어려운 여정이 숱했으며, 본선에 오르고도 감독이 잘리는 경우도 잦았다. 이러한 전례를 돌이키면, 2경기를 남겨두고도 편안하게 본선행을 확정지은 이번 최종예선은 가히 성공적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한 팬들의 지지도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는 이번 2연전에서 전술 실험과 본선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는데 과연 어땠을까? 데이터를 통해 돌아보도록 하자.






황의조 하나로 충분한 줄 알았는데... ‘황의조규성’이라니!

벤투 감독은 K리거 위주로 치른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황의조와 조규성의 투톱 시스템을 가동했다. 사실상 투톱 실험의 시작이었다. 레바논전과 시리아전 시작 위치를 보면, 4-4-2 기반의 투톱을 가동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2연전에는 프랑스 리그 1에서 해트트릭을 하고 오랜만에 돌아온 황의조와 벤투호의 새로운 공격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조규성의 투톱이었다.

평균 위치를 보면 선수들이 주로 어디에서 활약했는지 알 수 있다. 황의조(16번), 조규성(9번)은 두 경기에서 모두 중앙 지역에서 주로 활동을 했다. 레바논전에는 미드필더들도 중앙 지향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부재한 측면은 풀백들이 올라와 자리를 메꾸었다. 시리아전에는 정우영(7번)이 측면에 주로 위치했고 이재성(10번)이 좀 더 중앙으로 좁혀 들어왔다. 레바논전과 다른 리트머스지를 꺼낸 벤투 감독이다.



레바논전 교체 0, 시리아전 교체 4가 시사하는 것들

우리는 두 경기에서 모두 10회 이상 슛을 했고 5회를 유효 슛으로 만들었다. 시리아전에서 한 골 더 넣었지만, 벤투 감독은 시리아전이 레바논전보다 더 맘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레바논 전에는 교체가 없었던 반면 시리아전에는 여러 선수를 교체했으니 말이다(4명). 시리아전 전후반을 비교해보면 슛 횟수는 같았지만, 전반전 유효 슛이 하나도 없었다. 반면 후반전에는 5회를 유효 슛으로 만들었다. 감독의 교체가 적중한 순간이다.

레바논과 시리아는 모두 한차례의 유효 슛도 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데이터의 허점이 있다. 바로 ‘골대를 맞춘 슛은 유효 슛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라는 점이다. 레바논과 시리아는 모두 한 차례씩 골대를 강타했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이다. 상대에게 기회가 드물었던 만큼, 수비 집중력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시리아전,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

벤투호는 두 경기에서 모두 550회가 넘는 패스를 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87%다. 레바논전부터 살펴보자. 레바논은 200개의 패스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전후반 모두 페이스를 빼앗기지 않았다. 다만 시리아전은 좀 답답했다. 전반전에 패스 횟수와 점유율을 보면 압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전 슛 데이터를 떠올려보면 유효한 공격 기회는 만들지 못했다. 반면 후반전에는 상대에게 점유를 어느 정도 내어주고도 득점을 해냈다. 전후반이 상반된 것이다. 후반전 패스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에도 성공률이 낮은 점은 아쉽다. 집중력을 높였다면, 더 많은 득점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황의조규성’은 괜찮았던 거야?

황의조와 조규성, 두 선수의 데이터를 직접 비교했다. 황의조는 두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뛰었다. 반면 조규성은 시리아전에 교체를 당했다. 레바논전에서 둘은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다. 황의조가 조규성의 대표팀 데뷔골을 도우면서 나란히 1득점 1도움을 올렸다. 이처럼 황의조가 슛을 더 많이 시도한 반면, 조규성은 나머지에 관여를 많이 했다. 특히 조규성은 지상, 공중을 가릴 것 없이 경합에서 큰 역할을 하였다. 볼 터치도 황의조보다 많이 하면서 이곳저곳 관여를 많이 했다. 황의조도 큰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시도한 슛을 모두 유효 슛으로 만들며 영점 조준을 마쳤다. 실전에서 첫 선을 보인 황의조규성 투톱은 제법 괜찮았다.

문제는 시리아전이었다. 두 선수 모두 전과 다르게 조용했다. 조규성은 슛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이뿐 아니라 다른 관여도 현저하게 줄어들자 결국 교체 아웃되었다. 황의조도 슛을 두 차례 했지만, 전반적으로 관여가 적었다. 두 경기 연속으로 큰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처럼 가능성을 보임과 동시에 아쉬움도 남긴 황의조규성 투톱, 이 조합이 강자들이 득실거리는 본선에서도 통용될 수 있을까? 이제는 마음 편히 실험할 수 있는 대표팀의 남은 예선 두 경기와 본선 전까지의 숙성기간, 그리고 벤투 감독의 최종 판단에 달릴 일일 것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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